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이야기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이야기

- 삶의 지혜가 담긴 한시를 느끼고 배워보기
정민 저/ 보림/2002년 / 255쪽 / 11,000원
  전직원
  하
  한시, 시
이 책은 원래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지만, 한시에 무지한 어른들을 위해서도 도움이 되는 책이다. 저자는 옛글 속에 담긴 선인들의 지혜와 아름다움을 우리 시대의 정서로 치환해 보여주고 있다. 저자 특유의 유려한 문체로 한시 뿐 아니라, 시문학 전체에 대한 이해를 돕는 친절한 인문서 역할도 하고 있다. 시문학 전반에 걸친 이미지, 상징, 비유, 압축 등 포괄적 내용으로, 우리 고전 문학에 대한 새로운 애착을 갖게 할 뿐만 아니라 독자의 인문학적 교양을 넓혀준다.
정민
한양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조선 후기 고문론》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한양대학교에서 고전문학을 가르친다. 한시의 언어 미학 체계를 쉽게 풀어 쓴 《한시 미학 산책》, 연암 박지원의 예술론을 살핀 《비슷한 것은 가짜다》, 옛글 속 선인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읽어낸 《책 읽는 소리》, 한시 깊숙이 배어 있는 도교적 상상력을 다룬 《초월의 상상》 등 여러 권의 책을 냈다. 이 책은 초등학생인 아들 벼리와 중학생인 딸 마루를 위해 썼다.
시는 우리에게 사물을 바라보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주변에 있는 온갖 사물들은 모두 우리의 선생님이다. 시인은 남들이 날마다 보면서도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줄 아는 사람이다. 그들은 우리가 그런가 보다 하고 그냥 지나치는 일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찾아낸다. 그러자면 그냥 보지 않고 관찰하며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먼저 조선 후기의 실학자 박제가가 지은 <고개 위의 꽃>이란 작품을 읽어보자.
'붉다'는 한 단어 만을 가지고
눈앞의 온갖 꽃을 말해서는 안 된다.
꽃술에는 많고 적은 차이가 있으니
꼼꼼히 하나하나 살펴보아라.

세상 사람들은 붉은빛을 띤 꽃을 보면 으레 붉은 꽃이라고만 말한다. 그렇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그 붉은 빛깔이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 진달래의 붉음은 분홍빛에 가깝고, 모란은 보랏빛이 감돌고, 장미는 아주 짙은 붉은 빛이다. 불그스레한 것도 있고, 수줍게 붉은 것도 있고, 불타는 듯 새빨간 것도 있다. 꽃을 보고 그냥 붉다고 말하지 마라. 꽃술의 모양은 어떤지, 잎은 몇 개인지, 빛깔은 어떤지, 붉다면 어떤 붉은색인지, 그리고 그것이 주는 느낌은 어떤지 하나하나 따져 보고 꼼꼼히 살펴보아라.
-p67-68 '일곱 번째 이야기. 사물이 가르쳐 주는 것' 중에서
벼리에게/ 시에는 이상한 힘이 있단다 ... 9
첫 번째 이야기/ 말하지 않고 말하는 방법 ... 15
두 번째 이야기/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 25
...
다시 벼리에게/ 도로 네 눈을 감아라 ... 177

한시 원문
무덤에 제사 지내는 노래 ... 183
산속 ... 184
산장의 밤비 ... 185
...
마을 아낙네 ... 226
책 속의 인물들 ... 227
찾아보기 ... 247
한시와 그림 목록 ... 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