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의 삶과 성자의 삶 사이에 유사성이 있을까? 이 책은 독일 퀼른에서 10년 넘게 무소유의 삶을 철저히 자신의 삶으로 실천하며, ‘행복한 부자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모든 것을 교환가치로 판단하며, 소유가 행복과 직결된다는 신자유주의가 난무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이 책은 여태껏 우리가 꿈꿔보지 못했던 삶을 결험하게 해 준다. 전재성
1953년생. 철학 박사, 서울대 농화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인도철학과 석·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독일 본 대학의 박사과정에서 인도학·티베트학을 연구했다. 독일 본대학과 쾰른대의 동아시아 박물관 강사, 동국대 강사, 중앙승가대 교수, 충남대 강사 등을 역임하고, 현재 빠알리성전협회의 한국대표를 맡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인도 고전어인 쌍쓰끄리뜨어와 빠알리어, 티베트 고전어를 모두 번역할 수 있는 유일한 불교학자. 빠알리 성전이란 붓다 당시의 언어로 기록된 불교의 초기 경전을 말한다.
역서로는 『인도사회와 신불교』『불타의 가르침』『힌두교의 그림언어』등이 있고 저서에는 『거지성자』(선재),『초기불교의 연기사상』『오늘 부처님께 묻는다면』『맛지마니까야1,2,3』『천수다라니와 붓다의 가르침』(이상, 빠알리성전협회)등이 있다. 페터 노이야르 선생과의 우연한 만남은 나의 모든 것을 바꾸어놓았다. 내가 그를 연모하고 동경해마지 않았던 것은 그 동안 나를 스쳐 지나간 빛의 현현과 세계의 소멸에 대한 체험 때문이었다. 그것은 유일성에 대한 체험있었다. ---중략--- 칼 포퍼는 이렇게 말했다. ‘ 이 지상에 천국을 건설하려는 모든 시도는 지상에 지옥을 만드는 것으로 끝났다.’-p7
소유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영혼의 휴식이다.-p9
귀에 익은 페터 선생의 목소리가 수면 위를 가로질러 귀에 닿는 순간 나는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 이윽고 안개 속을 지나 덤불을 헤집으며 페터 선생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 그 낡은 망토, 그 무거운 신발, 그리고 손수레까지도 모두 그대로였다. 나는 선생을 다시 만났다는 감격 때문에 한동안 말을 꺼내지 못했다.-p9
밤마다 경찰에 쫓기는 악몽은 독일에 와서도 계속되었다. 누군가 내 목을 낚아채는 순간 뒤를 돌아다보면 거기에는 검고 칙칙한 어둠이 혀를 날름거리며 나를 노려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한국을 떠나 무시무시한 악몽으로부터 벗어나면 몸이 나아질 거라는 기대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별다른 준비 없이 떠난 유학은 생각했던 만큼 녹녹하지 않았다. -p18 낙타의 방울이 길을 재촉할 때
행복한 부자는 없다
한국에 온 거지 성자
차나 한 잔 마시게